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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세미 프로인 김사장은 필드도 자주 나가고 연습도 꾸준히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겨울 내내 사업이 바빠서 필드도 못나가고, 연습장도 한번도 못갔다. 때는 바야흐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진달래 개나리 목련이 활짝 피는 봄. 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 친한 친구인 이사장으로부터 삐리리 전화가 왔다. “모월 모일 모시에 모CC에서 자웅을 겨루자”. 지난겨울에 동남아 전지훈련도 갔다 왔으니 한번 겨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 이사장! 내가 비록 연습장은 못갔어도 이미지 트레이닝은 많이 했다. 올해에는 내가 쓴맛 보여주마! ”라고 대답을 하고나서도 은근히 걱정이 된 김사장은 부킹 예정일 하루 전 즐겨 찾던 연습장을 들렀습니다.
그런데 마음만은 항상 필드에서의 짜릿한 임팩트감을 기억하고 있었건만, 드라이버가 영 아니었습니다. 힘만 들어가고 방향도 좌로, 우로 멋대로였습니다. 심지어 볼도 뜨지도 않았습니다. 지나가던 프로님의 한 말씀이 가뜩이나 안되는 샷에 휘발유를 끼얹었습니다.
“김사장님 오랜만이시네요. 원래 연습안하면 원래 그래요. 가끔은 들르셔야지”,
드라이버가 안되면 아인언은 잘 맞겠지하고, 실력을 보여주려고 잔뜩 힘을 주어서 5번 아이언 샷을 날린 순간 뒷 땅, 아니 뒷 매트를 너무 쎄게 쳐서 팔이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손목과 팔이 너무 아팠습니다. 겨우내 굳어있던 몸으로 몸도 풀지 않고, 있는 힘껏 스윙을 한 결과였습니다.
집에 오니 왼쪽 어깨, 손목 팔꿈치가 욱신욱신 쑤셔왔습니다. “본인의 사망”이라는 단 한가지 사유로만 불참이 허용될 수 있다는 내일의 골프 부킹을 생각하니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결국 다음날 김사장은 부킹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X 선 검사를 받았으나 다행히 골절은 아니었고, 몇 번의 치료로도 효과가 없이 보름이 지났습니다. “아니 이러다가 팔병신되서 영영 골프를 못치게 되는 게 아니야.” 하는 생각을 하니 절로 처량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김사장의 경우뿐만이 아니라 봄에 필드에 나가면 뒷 땅을 치고 나서 팔을 흔들면서 “아이고” 하는 곡소리가 많이 나고, 라운딩후 치료를 받으러 오는 골퍼가 많습니다. 겨우내 몸이 굳어있었던 데다가 연습량도 부족해서 정확하게 볼을 때리지 못하기 때문에 “뒷땅 사고”가 많이 납니다.
골퍼 엘보우와 골퍼들의 부상
“멀리! 더 멀리!” 이것은 모든 골퍼들의 희망이다. 아마추어는 일단 드라이버가 200M이상 나가야 세컨샷을 하기에 좋습니다. 화창한 봄날. 모처럼 동료들과 함께 필드에 나가서 멋지게 드라이버를 쳤는데 다른 동료들보다 50M 쳐져서 세켠샷에 동료들이 아이언을 뽑을 때 3번 우드를 손에 쥐게 되면 당연히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무리하게 욕심을 내다가 뒷땅을 쳐서 쪼로가 나기 십상입니다.
또는 연습장에서 앞사람이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이 빨랫줄처럼 쫙쫙 뻗어나갈 때 자연히 팔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뒷땅을 자꾸치게 되면 왼쪽 팔이 쩌렁쩌렁 울리게 되고, 그래도 무리해서 계속 연습을 하면 드디어 왼쪽 팔이 쑤시고 아프게 되고, 결국 흔히 말하는 ‘골퍼 엘보우’라는 것이 생기게 됩니다.
이와 비슷한 것이 테니스 엘보우라는 것이 있는데 팔꿈치의 바깥쪽에 생기는 것을 말한다고 하며, 백핸드 스트로크 중에 많이 생깁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골프나 테니스에 있어서 팔꿈치의 안쪽, 바깥쪽에 다 통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구별할 필요는 없습니다.
골퍼 엘보우는 팔뚝의 팔꿈치 안쪽에 붙는 근육(common flexor)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서 뒷 땅을 칠 때 팔에 큰 충격이 가해져서 가장 많이 생깁니다. 오십견과 더불어서 가장 흔히 경험하게 되는 증상입니다.
발생비율은 3명중 한명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발생원인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서 골밀도가 떨어지고, 근육의 힘과 관절이 약해지는데 비례하여 부드러운 스윙을 해야되지만, 마음은 그대로 청춘이기 때문에 늘 젊었을 때의 멋진 샷과 비거리를 원하므로 임팩트때는 공을 때릴 때 발생하는 반발력에 의한 힘이 팔꿈치에서 흡수되면서 무리한 충격이 팔꿈치에 가해지게 됩니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과 달리 40세 이후에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평소에 녹용이나 녹각이 들어간 한약이나 뼈 관절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해야만 합니다.
보통 필드에 나가거나 연습장에서 미리 충분히 몸을 풀고 골프스윙을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충분히 몸을 푸는 것이 부상 예방의 지름길입니다.
또 연습장에서 볼이 잘 맞는 날은 몇 박스 더 치다가 갈비뼈에 골절이 생기거나 금이 가는 경우를 가끔 보는데, 이 때 골퍼 팔꿈치나 손목에 손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어떤 환자는 하루에 36홀 라운딩을 했다던 지, 외국에서 1달간 매일 라운딩을 했다고 자랑하는데 반드시 후환이 있기 마련입니다.
골프 스윙을 할 때 그립을 너무 꽉 쥐거나, 스윙궤도가 지나치게 위로 업라이트 되면 뒷땅을 칠 확률이 높아지고, 너무 누운 스윙 즉, 플랫한 스윙을 해도 팔꿈치에 부담이 많이 가게 됩니다.
클럽을 45세 이후에는 샤프트를 좀더 부드러운 카본이나 그라파이트로 바꾸거나, 아이언도 캐비티 백으로 바꾸어서 임팩트시의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골퍼 엘보우(팔꿈치) 이외에 골퍼들이 스윙을 할 때 흔히 부상을 입는 부위를 스윙 순서별로 살펴보면
어드레스나 백스윙 시에는 별로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무리하게 백스윙만을 많이 연습할 때는 어깨의 통증, 코킹을 할 때 손목의 통증이 생기는 정도입니다.
다운 스윙을 할 때에는 등의 근육과 배의 근육 오른 쪽 어깨와 가슴의 근육에 백스윙 때보다 큰 힘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많이 연습을 하게 되면 손목의 통증, 갈비뼈의 골절, 배, 등, 어깨의 근육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임팩트 순간에는 때린 공에서 생기는 강한 반발력이 손가락, 손목, 팔, 어깨, 가슴, 허리로 전달되기 때문에 너무 연습을 많이 하거나, 뒷매트, 땅, 뒷돌, 나무 등을 때리게 되면 손가락, 손목, 팔, 어깨, 가슴, 갈비뼈, 허리 등에 이상이 생겨서 통증이나 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팔로우 쓰루를 할 때 흔하게 생기는 문제는 무릎, 발목의 삐는 것, 허리를 너무 돌려서 허리를 삐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반 라운딩에서에 하체가 풀리면 스윙을 할 때 균형을 잃어서 발목 골절이나 인대 파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합니다.
봄에 연습부족으로 언덕이나 경사진 곳에서 지나치게 욕심을 내서 무리한 샷을 할 때 미끄러져서 발목이나 손목의 골절이 생겨서 몇 달씩 골프를 못치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